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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Common

개발자에 대하여 - 개발자는 어떤 직업일까요?

by du.it.ddu 2025. 1. 3.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녹여낸, 지극히 주관적인 글입니다.
개발자를 희망하시거나, 신입 개발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작성합니다.

개요

2016년, 제가 컴퓨터공학부 2학년 재학 시절에 굉장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 그리고 이후 개발자에 대한 붐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입학할때 까지만 해도 컴퓨터공학은 그리 인기있는 학과가 아니었습니다.
기계공학, 전기공학과 같은 과들이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로 컴퓨터공학 또는 소프트웨어공학과 같은 학과가 급부상하기 시작했죠.

그 이유는 알파고로 인한 AI에 대한 기대감,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한 어플리케이션의 수요와 공급 같은 것들이 있을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여러모로 개발자의 수요가 굉장히 높아졌을것이라 추측합니다.
당연히 관련 학과인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공학의 인기가 높아졌겠죠.

이것에 이어서 "네카라쿠배" 라는 용어의 등장, 그리고 신입 초봉 5000만원과 같은 파격적인 개발자 대우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개발자라는 직군 자체의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도 개발자로 전향하고자 하는 니즈가 생겨났고, "비전공자 개발자" 라는 타이틀이 등장하면서 많은 교육기관, 부트캠프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비전공자 개발자"가 되고 싶거나 된 회사 동료, 지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이러한 분들 중 100명중에 99명은 개발자가 되지 못합니다. (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제가 생각한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3개월만 하면 네카라쿠배 가서 연봉 5000만원 받는다." 와 같은 자극적이고 허황된 교육기관, 부트캠프에 속아서 그렇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게 얼마나 소비자를 기만하는 발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쉽게, 짧은 시간만에 돈 많이 버는 일은 없습니다.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저도 하고싶습니다.)

두번째, 개발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적성과 재능을 생각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로를 결정해야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나의 장점과 단점, 적성은 어떤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합니다.
그런데 그저 "코딩인지 뭔지 해서 뭘 만드는 거구나. 돈도 많이주고." 라는 마인드라면, 절대 개발자가 될 수 없고 된다해도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개발자는 어떤 직업일까요?

개발자라고 하면, 보통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로 열심히 코딩을 해서 AI나 웹, 앱 등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어느정도 맞는 말인데, 개인적으로 이것은 개발자의 역할을 매우 축소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기술직군 신입공채의 일부

위 이미지는 우리나라 대표 IT기업, 네카라쿠배의 "네" 를 맡고 있는 네이버의 기술직군, 안드로이드 개발자 신입공채의 일부입니다.
자, 아까 말했던 대로 프로그래밍언어로 코딩을 하는 사람이라면, 위 자격요건의 절반 정도를 겨우 채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네이버, 그리고 신입 공채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개발자 자격요건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 매우 잦은 빈도로 존재합니다.
1.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 특정 환경의 개발 숙달 또는 경험
2. 원활한 의사소통과 같은 협업의 내용
3. 신기술에 대한 관심

위 요건들을 잘 생각해보면 개발자가 어떤 일들을 할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다른 직업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어떤 제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선 개발할 제품에 대한 요구조건, 그리고 이를 실행할 계획 그리고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즉, 기획과 디자인 직군이 필요합니다. 그럼 개발자들은 제품을 이해하고 계획을 따르고, 디자인에 맞춰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게 되는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자, 개발도 굉장히 다양한 직군이 있습니다. 제품 또는 소프트웨어의 종류, 회사의 상황이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버도 필요하고 웹 또는 앱도 필요하고, 이러한 제품들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가지 도구들도 필요하겠죠.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와도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열심히 만든 제품, 소프트웨어가 잘 동작하는지 확인도 해야겠죠. 문제가 있으면 안되니까요. 이를 위해 QA 직군과도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자, 훌륭한 제품, 소프트웨어가 탄생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래서 회사가 아주 잘 나가서 인력을 충원할수도 있겠죠. 그럼 이들이 우리가 개발한 것을 이해하고 함께 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그것을 돕는 자료가 필요하겠죠. 문서도 아주아주 많이 작성해야 합니다.

세상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합니다. 바둑으로 인간을 이겼다고 난리가 났던 AI가 어느새 구식이 되어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하죠. 우리가 만든 제품, 소프트웨어도 이러한 변화에 맞추기 위해, 더욱 좋은 품질을 유지하고 도태되지 않도록 기술을 개선해주어야 되겠죠.

이를 요약하면 개발자는 다양한 직군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제품을 개발해내고, 뒤따라 올 개발자들을 위한 문서화도 해야하며, 제품이 기술적으로 뒤쳐지지 않게, 높은 품질을 유지하도록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배우고 적용하는 직업입니다.

어느 직업이든 파고들면 굉장히 심오하고 복잡하고 어렵겠지만,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중요한 점은 "3개월 공부하면 누구나 연봉 5000만원 받는 개발자"가 아니라는 것 입니다.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개발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려운지 쉬운지 이런 질문들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취직을 못하고 있거나, 다른 직종인데 더 높은 보상을 받고 싶은 등으로 인해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누군가들이 했던 질문들입니다.

저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말해주려고 노력하지만, 보통 부정적이거나 현실적인 얘기는 애써 무시하고 좋은 얘기들만 들으려고 합니다.
허위와 과장으로 가득찬 교육기관, 부트캠프가 잘되는 이유도 이러한 부분에서죠.

첫번째, "네카라쿠배"와 같이 여러분이 희망하는 회사의 문은 아주아주 좁습니다. 실제로 개발자를 채용하는 회사는 스타트업부터 중소, 중견, 대기업까지 아주 넓게 퍼져있고 실력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또한 실력이 있어도 운이 없다면 기대하는 연봉은 받을 수 없습니다.

두번째, 개발자는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어느 직업이나 쉽지 않고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며 많이 주는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번째, 대학을 가서 공부하면서 까지 얻는 직업입니다. 대학을 꼭 가야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비전공자로 굉장한 개발자가 되신 분들도 많으니까요. 여러분들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대학 4년동안 배워야 할 만큼"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부족해서 더 배워야하고 다양한 개발 경험을 요구합니다.

물론 대학의 방학이라던가, 학생으로써 즐기는 생활 등을 없애고 공부만 한다면 시간은 많이 단축되겠죠.
중요한 점은, "3개월만에 연봉 5000만원"과 같은 꿈은 꾸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이해하고 각오가 되어 개발자를 희망한다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갑시다.
그리고 웹이든 앱이든, 본인이 배우고 싶은 기초 개발서적을 골라 끝까지 해보고, 재미있는지 판단해보세요.
이론이고 뭐고, 일단 개발 자체를 경험해보세요.

재미있다면 개발자 커리큘럼과 같은 자료들을 찾아서 강의를 듣던 책을 읽어 독학을 하던, "컴퓨터공학" 에 대해 공부해보세요.
그래도 재미있다면 사이드 프로젝트 팀을 구하거나, 개인 프로젝트를 주제를 정해서 끝까지 동작하는 제품을 만들어보세요.
이 마저도 재미있다면 알고리즘도 풀어보고 이력서, 포르폴리오도 쓰고 개발자 취업에 도전해보세요.

이 과정에서 개발자로써의 적성을 충분히 발휘했다면, 충분히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이 축약되긴 했습니다만, 공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자는 직접 필요한 것을 찾아 배울줄도 알아야 합니다.

 

마치며

저는 머지않아 10년차 개발자 타이틀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개발자가 된 것을 후회한적도 없고 아직까지 재미있다고 할 만큼 개발자란 직업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상에 없는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개발자 여러분들이 세상을 혁신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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