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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전자소송 썰] 빌려준 돈 받기, 셀프 소액재판 - 1. 돈 빌린놈이 잠수를 타다.

by du.it.ddu 202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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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긋지긋한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돈을 빌리고 잠수탄 천하의 개쌍놈 때문이죠.

사실 이 재판은 2023년 2월 쯔음 시작해서 2023년 11월에 원고승으로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서야 끝이 보이는 이유는, 짐작하시다시피 "돈을 못받아서" 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아마 이 썰 포스팅의 마지막쯤, 혹은 그 쯔음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제 슬슬 마지막 단계가 되어서 썰 풀 겸, 소액재판 정보 공유할 겸 글을 작성합니다.
저와 비슷하게 소액을 빌려주고 고통을 받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 글은 셀프 소액재판을 하게 된 썰을 푸는 글입니다.
셀프 소액재판을 위한 방법들은 다음 글에서 다루게 될 것 같아요.

나는 왜 돈을 빌려주게 되었을까요?

때는 2022년 4월 쯤으로 돌아갑니다.
당시 인생이 좀 심심했던 때라, 사람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모임 앱을 통해 지역의 친목 소모임을 가입했습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돈떼먹은 김XX도 그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자신을 동탄의 어느 돈까스집 사장으로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모임원을 데려가 휴일에 음식을 대접해주며 종종 술자리에서 자영업의 힘듦을 토로하고 했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딱히 의심을 하지도 않았고 의심할 필요도 없었죠.

무튼 그렇게 친목을 다져가던 중, 제게 돈을 빌려갔습니다. 이유는 "매장이 어려워 가게 발주를 할 돈이 없다." 였어요.
자영업이 어렵기도 하고, 저보다 한 살 동생이고, 나름 친하게 지냈으니 큰 돈이 아니니까 빌려줬습니다. 그리고 약속한 날짜에 갚았어요.

그래서인지, "에휴 그래도 갚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터라, 그 다음에 돈을 또 빌려주게 됩니다.
그 때는 "어머니의 수술비가 필요해서." 였습니다.

그렇게 약속을 어기고, 잠수를 타고, 이 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잘못했다라고 느끼는 점은, 평소에 돈을 빌려주지도 않고, 사람을 잘 믿지도 않는 놈이 무슨 생각으로 한두달 만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냐 라고 반성합니다만,
애초에 신뢰를 무기로 남의 뒤통수를 치는 이놈들이 천하의 개쌍놈들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저는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형사고소의 시작

처음엔 큰 돈이 아니니 그냥 퉤 하고 말까 고민도 했습니다만, 저의 분노가 극에 치달은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시 모임에서 친하게 지냈던 몇몇과의 술자리에서, 저 뿐만 아니라 당시 저의 썸녀와 친하게 지내는 동생 등 모두 같은 일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수법까지 모두 동일했습니다.

저는 바로 그 돈까스집에 전화를 걸었고, 우연찮게 어머니라는 분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녀석은 사장이 아니었고, 집에서 가출을 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어머니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합니다.

"아들이 빌린 돈을 자기가 갚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른인 자신을 믿고 기다려달라."

사실 뭔 개소린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자식이 있는 부모니까 생각이 있겠지 라는 마음으로 약 2주를 기다렸으나 소식이 없었고, 진행되는 내용을 물은 저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는 그 아이를 더이상 자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고소를 하던 뭘 하던 알아서 해라."

여러가지 말과 생각이 오고 갔지만, 글이 험해질 것 같으니 생략하겠습니다.
무튼, 저는 피해자들과 함께 형사고소를 주도했고,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사전 조사 결과로 판단했을 때, 형사고소로 "사기죄" 명목으로 무조건 승소 가능하며, 민사고소에 필요한 모든 정보, 그리고 승소하는 확실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형사고소는 경찰 또는 검찰이 법에 따라 처벌을 하는 것이며 돈을 갚은 것과는 무관합니다. 진행 중에 합의를 통해 돈을 갚을 것을 권고하지만, 실제로 사람대 사람으로써의 해결은 민사고소를 해야만 합니다.

형사고소는 정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고소장과 카톡, 이체 확인증 등을 증거로 제출하면 충분히 고소가 가능합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관할 경찰서에서 조사를 하게 되니까요.

민사고소의 시작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형사고소는 승리를 했고 김XX는 사기죄 처벌을 받았습니다.
담당 검사님 말씀으로는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연락도 없고 돈도 안갚았기에 그대로 처벌을 받은 것입니다.

금액도 적고, 어리고, 초범이라서 구약식 처벌이란게 내려지는 것으로 보이고 벌금은 300만원 입니다. 빌린돈 보다 2배가 조금 넘었죠.
실제로 이것을 벌금을 냈는지, 사회봉사 같은 것으로 몸으로 떼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기죄 처벌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민사고소를 하기 전, 지인을 통해 한번 더 기회를 줬지만 김XX은 벌금 냈으니 땡이다! 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멍청한건지 당당한건지, 아무튼 돈 갚을 생각이 없어 보이죠.
그렇게 대여금 혹은 소액재판이라고 하는 민사고소를 시작하게 됩니다.

다음 썰은?

이 다음 포스팅부터 소위 떼인돈을 받기 위해 민사고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꽤 긴 포스팅이 되겠지만 최대한 빠르고 자세하게 올려보겠습니다.

여러분, 돈은 가족끼리도 절.대 빌려주지 마세요.
빌려주는 순간 없는 돈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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